'부부 세계여행 시즌1유럽/모로코/미국'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09.11.04 2009~2010 유라시아여행기 008 - toul에서 nancy까지 (11)
  2. 2009.10.31 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7 - 죽음의 도보여행 시작! (12)
  3. 2009.10.30 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6 - chalons en champagne! 아름다운 미사. (2)
  4. 2009.10.26 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5 - 아름답다. Epernay! (7)
  5. 2009.10.24 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4 - 파리, 그리고 파리를 떠나며 (5)
  6. 2009.10.24 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3- 파리 파리
  7. 2009.10.24 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1 - 인천에서 파리까지 (1)
  8. 2009.09.07 2009 유라시아 여행 - 시작 (5)

2009~2010 유라시아여행기 008 - toul에서 nancy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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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 10 / 16. 대한민국 인천
2009 / 10 / 17. 프랑스 파리
2009 / 10 / 21. 프랑스 이파네
2009 / 10 / 23. 프랑스 clalons en champagne
2009 / 10 / 26. 프랑스 gare de bar le duc
2009 / 10 / 26. 프랑스 commercy
2009 / 10 / 27. 프랑스 toul
2009 / 10 / 29. 프랑스 nancy


2009.10.28

toul에서 맞이하는 아침.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난 두 부부는 거의 짐승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팔다리는 각각 생명체를 갖고 있는 양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었고 얼굴은 대략 영락없는 모여라 꿈동산 큰바위 얼굴을 능가할 만큼 얼굴이 부어 있었으며 오늘 또 다시 도보여행을 진행했다가는 아내에게 무참히 죽임을 당할수도 있는 상황이어었던 거다. 




내가 그렇게까지 경우없는 사람은 아니다.
오늘 하루는 휴식이다.(겨우 하루하고?)
마침 toul은 매우 아름다운 도시였고 세바스티앙 말로는 프랑스에서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멋진 성당도 있는 곳이라 했다.

마침 숙소 앞 광장에서 장터가 열렸다.
우리 부부 장터구경을 엄청 좋아한다.
심지어 제주도 집도 제주오일장 앞이다.




사람사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한 듯. 




쉬엄쉬엄 장터구경과 동네구경을 하며 내일 있을 도보여행에 쓸 체력을 보충한다.




이 곳이 세바스티앙이 말한 그 성당인가?
화려하기가 파리 노틀담성당 저리가라다. 




오래된 성곽으로 빙 둘러쌓인 도시 toul.



성밖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이다.
앞으로 넓은 잔디밭과 중간을 가로지르는 물길.




요거 대충 보아도 함락시키기가 쉽지 않겠다.
뺏고 지키려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아름다운 유산이 만들어졌겠지만 왜 그렇게 싸우고들 살았는지 모를 일이다.




동네 놀이공원에서 발견한 스폰지밥!
광분한 남편은 여기에 1.2유로(한판에 20센트)를 헌납!




toul에서의 하루도 서서히 저물어간다.
아름다운 볼거리가 많았으나 찍는 사람 실력이 형편없어 패스.
찍을때는 많이 찍는다고 생각하는데 노트북으로 확인하면 영 쓸데없는 사진만 보이니 ....




맥주의 생활화.
매일매일 맛나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것은 유럽여행의 큰 선물이다.
숙소 1층이 맥주집이어서 가장 싼 맥주를 시켜놓고 내일 여행을 계획해 보는데....

갑자기 세바스티앙이 획 들어선다.
어??!!




세바스티아으아으아으아아아앙!!!!!!!!!

이런 반가울데가 있나.
동네가 작아서 우연히 차마시러 온 세바스티아을 만나게 되는 행운을...
우리 부부는 세바스티앙에게 맥주를 대접했으며 이제야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할 수 있어 행복했다.




밤이 늦도록 세바스티앙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toul의 마지막 밤을 즐겨본다.
우리 부부는 운도 좋구나.
한시간 넘게 대화를 나누며 겨우 맥주 두잔 마시고 얼굴 빨개진 세바스티앙.
우리가 받은 은혜에 비하면 100잔은 더 마셔도 된다구!!

아내가 찍은 사진이라 많이 흔들렸네요. 죄송.




2009.10.29

즐거웠던 toul을 떠나 nancy로 출발하는 날이 밝았다.
가방 점검 확실히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
오늘 낭시까지는 대략 20~25km 거리로 가는 도로도 매우 단순하고 확실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무조건 동쪽으로만 가면 nancy.
지도도 필요없다.




역시 안개가 엄청나다.
오늘 안개는 오후 두시가 되어서야 풀렸다.
정말 엄청난 안개였다.
캐리어를 배낭에 매달고 가는 방법으로 전환하니 한결 수월하다.
역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오래된 성곽도시 toul 안녕!




오전엔 한시간 열심히 걷고 10분간 휴식한다.
반면 오후엔 30분 걷고 10분 휴식.
20분 걷고 10분 휴식...쿨럭! 




고속도로로 가면 20분 거리 낭시를 하루를 걸려 이동한다.
전날 저녁에 세바스티앙이 우리에게 주의를 주었다.
낭시까지는 고속도로 옆길을 타고 가야 하는데 히치하이킹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대부분 고속도로로 진출입하는 차량이기 때문에 영락없이 걸어야 하니 미리미리 서두르라는 말이었다.




안개가 엄청났지만 우리는 첫날 도보여행의 과오를 경험삼아 매우 계획적이고 무리없는 일정으로 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gondreville.
첫번째 마을이다.
오늘은 도보여행이 매우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정도 속도라면 서너시쯤에 낭시에 입성할 수 있다. 




작은 동네 gondreville.
아내나 나나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때때로 나타나는 이정표는 우리가 낭시를 향해 매우 정확하게 이동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문제는 세바스티앙이 말한대로 거의 모든 도로가 고속도로로 진출입하는 도로와 맞물려 있어 차들이 꽤나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지나쳐갔고 그 때마다 길 한켠으로 비켜나 있어야 하는 정도.
그런 정도야 뭐 도보여행에서 애교수준이다.




갓길이 매우 좁으므로 우리는 차량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진행했다.
마주오는 차를 바라보며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다.




프랑스.
다 좋은데 제발 노견 좀 넓혀 주세요.
바퀴달린 가방 때문에 흙길로 갈 수가 없답니다.
게다가 흙길엔 개똥이 사방천지에 지뢰처럼 깔려 있으니.....




오...
요런 길을 만나면 횡재한 느낌.




대략 열두시 좀 넘어서 길가에 레스토랑 발견.
오늘은 일이 정말 술술 풀린다.
아무것도 없는 길 한가운데서 레스토랑이라니.
두 부부는 첫날의 "멋지다 4인방"아저씨의 레스토랑을 상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레스토랑에 입장.




식당 분위기는 좋은데...
아... 정말 너무한다싶을 정도로 영어를 안 쓰는 프랑스 사람들...
적어도 서비스 업종에서는 영어를 써 줘야 하는 거 아닌가?
난 당신들이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을 다 알고 있거든???




암튼 손짓 발짓 안 통하니 별 수 없다.
옆자리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저렴하고 맛날 것 같아 같은 걸로 달라고 부탁.
그래서 나온 음식이 바로....

쿨럭.
멋지다 4인방아저씨네 집에서 냄새나서 못 먹었던 그 순대 같은 요리다.
그 위에 감자를 얹어 놓은.....

낭패다....
배는 고픈데...




뭐 결과는 이렇다.
나온 음식 무를수도 없고 점점 빠르게 현실에 적응해 가는 두 부부의 모습을 보니 마냥 기특하군요..
설겆이까지 완료한 나의 접시.

참고로 아내는 절반정도 남겼다는....;;




작은 와인 한병과 후식으로 나온 산딸기 케잌?




나름 맛나게 먹고 계산을 하려 하니 이 빌어먹을 사람들이 무려 25유로를 내란다.
이런 망할....
피자 한판에 셀러드와 뜨거운 치즈까지 시키고 맥주 두병 시켜도 20유로면 배터지게 먹을 수 있는데 저 따위 냄새나는 요리를 촌구석에서 그나마 열심히 먹어준게 어딘데 25유로라니.....

그렇다고 거기서 난장판을 벌일 수는 없는 노릇이고...
망할놈들 25유로면 한화로 44,000원돈인데..
우리 엄니가 아시면 회초리 드실 일이다 이놈들아...

우리 두 부부의 저 식당에 대한 저주는 한시간 넘게 계속되었고 그 덕에 힘든 줄 모르고 4km이상을 이동했다는...
심지어 저주 끝말 잇기도 했다는.

망할 식당 - 당나라 놈들 - 들되먹은 레스토랑 - 낭창낭창해질때 까지 두들겨 패버릴까 보다 - 다람쥐 똥구녕..
뭐 이런 말도 안되는 끝말 잇기를 하다보니 힘든 줄 모르고 한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그 후로 우리 부부는 걸으며 힘들때 끝말잇기를 자주 한다.
뭐 세상에 못 쓸 물건은 없구나^^




여행온지 보름이 넘어가니 방콕공항에서 사온 담배 한보루가 동나버렸다.
그나마 조금 싼 스물다섯개 들은 담배 한갑이 6유로....
이젠 담배도 조심조심 아껴 피워야겠다.

어느새 땅바닥은 우리의 정겨운 쉼터.




두시가 다 되어서야 안개가 걷힌다.
오늘 안개 정말 대단대단.

식당만 아니라면 정말 완벽한 하루다.
거의 낭시가 5km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
이런 속도라면 세시반이면 낭시에서 즐거운 오후를 보낼 수 있다.

날씨도 좋고 바람 산들 불고 공기는 더 없이 맑으며 가방은 작살...응???




그렇다.
뭐 오늘 하루 일정이 너무 순탄하다 했다.
바퀴에만 신경쓰다보니 손잡이에 하중이 가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은거다.
대략 낭시를 4km정도 앞에두고 손잡이가 작살났다.




하지만 내 별명이 맥가이버다.
어지간한건 다 고친다.
이까짓거 가볍게.....





부셔버립니다...ㅠ,.ㅠ
가볍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 손잡이 없으면 가방 생명 끝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무게도 대단한지라 어찌 둘이 끌어보려 해도 구부정한 자세로 10m도 진행할 수가 없다.
하릴없이 바닥에 주저 앉아 머리를 박박 긁어 본다.

더군다나 고속도로 진입로인 지라 어떻게든 아랫길까지 가방을 들고 이동해야 하는데 둘이서 10m 이동하고 쉬고 10m 이동하고 쉬고 하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그 때 갑자기 앞에서 비상등을 켜며 서는 자동차 한대....

"젊은이! 이 위험한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무슨 쇼들을 하고 있는겐가? 혹시 낭시까지 간다면 내가 태워 주겟네!"

이런 감사하면서도 완벽한 타이밍이란.....




우리를 낭시 시내 한가운데 관광정보센터까지 태워주신 아저씨.
아저씨는 낭시에 사시지도 않으시면서 일부러 길을 돌아 우리를 이 곳까지 태워주셨다....
따로 손을 흔든 것도 아닌데 일부러 차를 세워서 이런 은혜를.....
감사합니다.
오늘도 구세주 시리즈는 멈추질 않는구나! 







정말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익숙하게 관광정보센터에서 저렴하고 깨끗한 46유로짜리 숙소를 안내받고




오늘도 잊지마세요!
프랑스에 오시면 언제나 시청옆 관광안내센터로.....로.....로.....로...!^^




숙소에 와서 우리는 가방을 부활시키려 했고 우선 가방 터진 곳을 수리하는 아내.
나머지는 내가 내일 고쳐볼게.
가방 밑에 터진것좀 봐라...
그리고 파리보다 아름답다는 낭시에까지 왔으니 하루 안 쉬어 갈 수 없다.




숙소에서 밀린 메일을 확인하니 데니스에게서 메일이 와 있었다.
부디 자기 전시회에서 한국노래 몇곡만 불러주면 안되겠냐는 요청.
전에 기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었는데 이번엔 자기가 기타를 구해 놓았으니 꼭 좀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으... 따로 연습한 노래도 없는데...
안그래도 여행 초반 기타를 가져올까 말까 몹시 고민했으나 짐때문에 포기했는데 끄는 가방이 있으니 기타가게에 구경이나 나가본다.
하지만 가격표를 보고 신속히 포기!




낭시는 우리 두 부부가 지금까지 보아온 프랑스의 모든 도시중 가장 아름다운 도시였다.




엄청나게 화려한 시청 광장의 모습




여류롭게 차를 즐기는 낭시 사람들.




이 화려한 문이 네 방향으로 장식되어 있다.




트램이 지나다니고 은은한 조명이 도시 전체를 비추는 아름다운 도시 낭시.


낭시에서 우리는 하루를 더 보내고 다시 다음 도시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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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7 - 죽음의 도보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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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 10 / 16. 대한민국 인천
2009 / 10 / 17. 프랑스 파리
2009 / 10 / 21. 프랑스 이파네
2009 / 10 / 23. 프랑스 clalons en champagne
2009 / 10 / 26. 프랑스 gare de bar le duc
2009 / 10 / 26. 프랑스 commercy
2009 / 10 / 27. 프랑스 toul





드디어 본래 최초 40일 정도의 목적이었으나 데니스의 발표회와 아내의 몸살로 본의아니에 20일로 줄어든 도보여행 시작.

이번 편은 이미지가 78장에 동영상도 세개.
엄청 깁니다.
찬찬히 읽어주세요!

요번 편에는 동영상도 올라가유...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들은 기대해 주시고 사운드가 나올지 모르니 사무실이시라면 소리 주의!

그럼 시작합니다. 영차!




2009년 10월 26일. 여행 11일째.

긴병에 효자없다.
못된 속담이지만 다소 짜증이 난다.
아픈 아내야 오죽하겠냐마는 도보여행 계획이 차일피일미뤄 지니 부아가 치미는 것이다.

결전의 날이 밝았지만 아내는 물갈이 증세가 전혀 호전되지 않아 이젠 눈까지 토기눈이 되어 있다.
사실 물갈이는 나도 경험해 본 바 가려움과 아픔과 매스꺼움이 동반되는 매우 귀찮은 증세이다.
결전의 날이 밝았음에도 우린 다시 기차를 타고 clalons en champagne를 떠난다.




지도를 보고 대충 하루 이동거리인 commercy로 이동하기로 결정.
사실 처음 여행 준비용품 계획에 기타도 있었지만 그때는 배낭 무게에 눌려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이젠 끄는 가방이 하나 생겼으니 슬슬 기타에 눈이 돌아가기 시작.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commercy로 가는 기차는 한번 갈아타야 하는 기차였다.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라 아내와 나는 어리둥절..
다음 기차까지 네시간이 남았다.
오늘은 뭐 되는 일이 없다.;;




기왕 이렇게 된 거 gare de bar le duc라는 동네 구경도 좋겠다 싶어 익숙하게 관광정보센터로 고고...
그 곳에 가면 모든게 해결된다.




시골이라 그런지 친절하기가 어느 곳과 비할데 없다.
마침 무슨 행사가 진행중이었는데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오너들 모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말로 옮기자면 '마을상가 번영회 월례회'정도 되겠지.

슬쩍 보니 책상에 먹을 것들이 있다. 
이제는 넉살도 제법 늘은지라 마실것 있으면 좀 달라고 부탁한다.




커피 두잔과 마카롱(프랑스과자) 한접시를 내 주신다.
아내가 파리에서부터 맨날 마카롱 사달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동네에서 만든 수제 마카롱 실컷 집어먹고 조그만걸로 한주먹 집어오기까지...
넉살 좋은 남편 만난 복이라 생각하시오!




마을은 시골마을 답게 고즈넉하다.
오래된 다리와 오래된 건물들.
인심 좋아 보이는 사람들.




어디나 시골은 좋다.
다리 중간에 놓여 있는 성모마리아?




언덕배기까지 올라가 볼까 했으나 포기하고 중턱까지 올라가 본다.




창문들 색깔이 모두 예쁘다.
예쁘기만 할 뿐 방음도 난방도 최악..^^




오래된 뒷담과 흰 고양이.




네시간 동안 마을 구경 하니 거의 마을 두바퀴 정도돌 시간이다.
아마도 우리가 갈 commercy는 더 좋은 마을이겠지.




라는 기대와 함께 도착한 commercy.
관광정보센타 가이드는 이 두 동양인이 왜 이 작은 마을까지 왔는지 의아한 눈초리였고 이 마을엔 호텔이 하나밖에 없으며 1박에 66유로라는 날벽락같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심지어 호텔로 이동하는 중간에 만난 마을 노인에게 저녁인사를 드리니 이리 와보라는 손짓을 하신다.
그리고는 담배하나 내놓으라고....
이런 망할 동네 같으니라구!




다음날 아침엔 무조건 도보여행을 시작할 참이었으므로 전날 저녁때 이것저것 먹을거리도 사 놓고 준비도 할 요량이었는데
큰 슈퍼는 커녕 딸랑 숙소 옆에 타박이 하나 있다.
물한병에 2유로라는 말에 우리는 딸랑 달걀 여섯개만 엄청 비싼 돈을 지불하고 빠져나왔다.



2009년 10월 27일. 여행 12일째. 도보여행 시작.

아침 여덟시.
전날 저녁때 달걀 두개 먹고 다음날 아침 남은 빵 약간과 달걀 한개씩 먹고 비상 식량으로 달걀 두개를 챙긴 뒤 물도 없이 우리는 빌어먹게 비싸면서 엄청 형편없는 숙소를 빠져나와
걷기 시작했다.
그래선 안된다는 것을 이 때는 잘 모르고 있었던거다. 




형편없이 막되먹은 동네같으니라구...
아직까지 아내는 물갈이 증세로 몸이 좋지 않았지만 처음 내딛는 발걸음은 가볍기 그지없다.
나만 그런가? 




"걷다 보면 상점이 나올거고 그 곳에서 물도 사고 쵸코바와 사과도 사줄께"
아내에게 희망을 복돋아 주며 씩씩하게 걸어가는 배려심 없는 남편.




원래 모든 일이 그렇다.
애초 계획과 결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 이 말이다.
무식하게도 나는 첫날부터 35Km에 이르는 이동거리(commercy에서 toul까지)를 계획했고(사실 중간에 마을다운 마을이 없었다.) 더 무식한 사실은 그 이동 경로를 전날 인터넷으로 접속한 구글어스 지도를 단지 머릿속에 넣고 출발했다는 거다.
그런 자신감은 당췌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나도 자신이 가끔 신기할 때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는 오로지 철없는 남편만 굳게 의지한 채 아직 흐르는 콧물을 손수건으로 막아가며 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이리로 쭉 가면 고속도로 옆길이 나오는데 그 길로 쭉 세시간 정도 따라가다 보면 두번째 마을인 pagny sur meuse라는 마을이 나온다네. 첫번째 마을에서 물을 사고 두번째 마을에서 점심을 먹도록 하자!"
"오우! 오빠 준비 많이 했는데! 대단해!"
심지어 아내는 나를 칭찬해 주기까지...;;

그래서 만난 길이 이 길이다.
이 무슨 안개낀 장충단 컨츄리로드란 말인가 !?
  



안개는 정말 너무한다 할 정도로 많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는 1km거리를 장장 5km로 늘려 버리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제길...
도보로 4km는 한시간 거리이다.
게다가 난 엄청나게 무거운 짐을 메고 끌고 이동했단 말이다.(니가 뭘 잘했다고 하소연이냐!!!!!)




망할놈의 안개는 열한시가 다 되어서야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요때까지만 해도 나를 철썩같이 믿고 있던 아내와 사진놀이 중.




우리 부부는 둘다 충청도 출신이다.
심심해서 휴식시간에 만담놀이를 해 보았다.








도대체 주변에 집도 절도 없는데 홀연히 안개를 뚫고 나타나신 두 분.
니들이 돌아온건 사실이지만 이 길이 가는 길이 맞다고 확인해 주심.
저 무서운 개...





개가 나를 잡아먹으려 했다.
도통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던 우리를 아내가 친절히 촬영해 주었다.
잘한다!
 





거봐 내말이 맞지?
내가 동물적 본능이 있다니깐! 음하하하!
여기서 부터는 큰길만 따라가면 되니 누워서 떡먹기라고 할 수 있다네!

이 때까지 길을 돌아온 사실을 몰랐다..ㅜ,.ㅜ
다음날 구글어스에서 확인해 보고 실신....




때마침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이 길이 첫번째 마을로 가는 길이 맞는지 확인한 후 룰루랄라 500여미터쯤 나아가니....




윽...
안개속으로 자동차 전용 도로가 나온다.
얼핏 보니 노견도 없고 안개는 끼어 있는데다 차들은 대략 시속 500km정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낭패다...




라고 생각한 순간 뒤에서 차소리가 들린다.
오늘 우리가 만난 첫번째 구세주!
아까 길을 여쭤봤던 아저씨가 차에 타라는 손짓을 하신다.
대략 7km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는데 걸어서 이동했다면 아마 이 여행기를 쓰지 못했을 것이다.
아저씨는 우리가 걱정되어서 가던길을 일부러 되돌아 와 우리를 마을까지 태워주시고 다시 돌아가셨다.
으...
역시 이게 도보여행의 맛이려나!
아내도 힘든 와중에 살짝 감동한 기색이다.
이 때 처음으로 선물을 사 오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선물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여행 준비 기간이 너무 촉박했고 마지막에 미처 준비를 못했던 거다.
변명이다..ㅜ,.ㅜ
아저씨게 백번쯤 절을 드려 감사 인사를 드리고 차가 사라질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요녀석(아저씨의 개)가 날 물어 뜯어 먹으로 한 것만 빼면....




첫번째 마을이다.....
후우....
수퍼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없게 생겼다.
이미 시간은 열한시가 다 되었는데.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더 한심한 상황.
사람은 물로 개미의 자녀들도 없다.
아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엊저녁부터 먹은 거라곤 각각 계란 두개씩 밖에 없는데 세시간동안 걸으면서 물도 못 마시는 상황이라니...




가급적 내 눈과 아내의 눈을 회피 및 신속히 통과모드로 데굴데굴 굴리고 있는데 머리서 꼬마가 자전거를 타고 내려온다.
오늘 만난 두번째 구세주!
이름은 제이선!
나이는 아홉살! 




종이에 적어온 pagny sur meuse이라는 마을을 아느냐니까 잘 알고 있단다.
"오..아저씨는 어디서 오신 분이시길게 pagny sur meuse에 가시는거죠?
그 곳은 이곳에서 대략 8km쯤 떨어진 마을이랍니다.
이길로 쭉 가셔서 왼쪽으로 꺾은다음 마을이 보일때까지 직진하세요!"
물론 프랑스어로 대략 이렇게 설명해 준 것이라 추측해 본다.
8km면 두시간 거린데....
다시 아내눈 회피 모드로 전환.

길을 알려 준 제이선은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자기 갈 길을 간....

줄 알았으나 갈림길에서 기다리고 있다.
"왼쪽으로 가세요"
손짓으로 말해준다.
"그래. 알았어. 고마워 제이선"




그리고 우리는 함께 걸었다.
제이선은 8km거리를 안내해 줄 생각이었던 거다.
이 어린 녀석이 어디서 이런 친절을 배웠을까? 




"제이선! 이제부터는 우리가 갈 테니까 넌 돌아가도 되. 우리 때문에 먼길을 갔다가 돌아오려면 무지 심심할거야."
"아니에요. 사실은 pagny sur meuse에 우리 할머니가 사시는데요. 마침 그 곳에 가서 점심을 먹을까 하고 있었어요. 집에 아무도 없거든요"  




"그래? 부모님은 오늘 안계시니?"
"네. 엄마 아빠는 이혼했구요. 아빠는 낭시에 계시고 전 아까 그 동네에서 엄마와 살아요"
"아 그래.... 미안하구나"
"괜찮아요"




제이선은 의외로 영어를 잘 했다.
녀석때문에 돌투성이 길을 무거운 짐을 끌고 이동해야 했지만 지름길을 알고 있는 제이선에게 말동무가 되어준 나 덕에 제이선도 할머니 댁에 가는길이 쓸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이선에게 미안해서 빠른 걸음으로 돌길을 걷는데 제이선이 자꾸 시계를 본다.
열두시다.
벌써 한시간을 나는 가방을 끌고 제이선은 자전거를 끌고 비포장 시골길을 걸어왔다.
등에 땀이 가득 찬다.
아내는 자꾸 뒤로 쳐진다.

"제이선. 이제 정말 너 먼저 가. 그리고 오후에 pagny sur meuse에서 만나자"
"네. 이제부터는 무조건 직진만 하시면 되요. 한시간 정도면 도착하실 수 있을거에요"
"어 그래. 안녕. 메르씨"
"네"
바람처럼 달려가는 제이선.
흙묻은 옷과 낡디 낡은 청바지를 입고도 너무나 환하게 웃어주던 서른 아홉살 나보다 더 멋진 아홉살 제이선.
뒷모습을 보니 가슴이 살짝 뭉클하다.

오전에 벌써 길에서 두명의 천사를 만난 느낌이다.




제이선을 보내고 우리는 길가에 누워버렸다.
배고픔은 극에 달했고 목마름도 극에 달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무조건 pagny sur meuse까지 가야했다.
나의 무모함이 우리 두 사람을 노숙자로 만들고 말았다.




하늘이 뱅글뱅글 돈다.
물은 없지만 달걀 하나씩 까 먹는다.




자. 힘내자.
저 언덕만 넘으면 마을이 보일거야...
오늘 최고로 맛나는 점심을 먹자!
아내를 독려해 보지만 왠지 목소리에 확신이 없다.




언덕을 넘으니 드디어 마을이 보이긴 보이는데....



지평선 끝이다.
산아래 붙어 있는 마을이 pagny sur meuse!

아내의 고개가 오토메틱으로 떨구어진다.
그래도 나 힘들다고 10분에 1분씩 아내가 가방을 끌어준다.
무모한데다가 못되기까지한 남편이다.쿨럭!




이봐!! 당신 지금 에펠탑 옆을 걷고 있네..아하하하!



개무시 당했다.
농담할 상황이 아닌거다.




그리고 발견한 오늘의 구세주시리즈 3탄.
도로옆 기사식당.
우리는 여기서 그 동안 태어나서 먹었던 모든 음식보다 맛나는 점심을 먹었고 "멋지다 4인방 아저씨"를 만나게 되는데...
정말 어찌나 배가 고팠는지 아저씨들 사진 찍을 경황도 없었다.
나중에 우리끼리 한 얘기지만 "프랑스에 다시 돌아온다면 이 식당에 꼭 오자"라고 두손잡고 약속한 식당.




메뉴판는 오로지 "점심" 한 가지인 우리나라로 치면 기사식당정도 되는 아주 작은 외떨어진 식당.




우리 부부는 둘 다 음식양이 많지 않다.
특히 아내는 보통사람의 절반양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곳에서 우리가 먹은 내용을 보자면.....




커다란 대형 바게뜨빵 1.5개.
셀러드바 세번 왕복.
사과 다섯개.
오렌지 세개.
치즈 큰거 한덩어리.
그리고 유일하게 남겼던 냄새가 지독했던 순대 비스므리한 음식.
거칠지만 쌀밥 대자 한그릇.
커피 대자 두잔.

이걸로 끝이 아니다.




"멋지다 4인방 아저씨" - 식당에 계시던 네분의 아저씨- 분들이 촌구석까지 놀러온 동양인 부부가 신기했는지 한분씩 돌아가며 첫번째 아저씨(사진속 할아버지로 사장님으로 추측)는 호두 한통을 들고 오시더니 갑자기 옷걸이에 걸려 있던 가죽조끼를 내려 입고는 한손으로 호두 두개를 으깨서 먹는 시늉을 하시며 시범을 보이셨다.
그러시고는 나에게도 해보라 하시는데 뭐 사실 나도 검도 유단자로서 팔힘은 자신있는지라 가볍게 으깨어 보여주니 "와우"하시며 재미있게 오버하신다.

어린아이처럼 호두 한개도 으깰 수 있는지 물어보신다.
요건 쉽지 않네...
아저씨 껄껄 웃으시더니 "윽"하고 힘을 주자 호두가 깨진다.
그제서야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밖으로 나간다.
사실 나 역시 한개도 깰 수 있다.^^ 
두 번째 아저씨는 담배를 한개 주시며 "이 곳은 시골이라 실내에서 담배펴도 된다네.. 편하게 피우도록 해"하며 불을 붙여 주신다.
호두 먹어야 하는데....^^




세번째 아저씨..(옆에 치즈통이 보인다. 어렸을때 어머니가 반찬에 파리 끓지 말라고 덮어 놓는 그 뭐시기 같은... 암튼 정겨운 물건이다.)
와인병을 들고 오시더니 마셔보라며 두 잔을 딸 주신다.
달큼한게 피로회복제가 따로 없구나....




네번째 아저씨는 우리 부부가 가장 맘에 들어 하는 아저씨였는데 설겆이 하러 들어가셨다.
이 네분의 정체는 아직까지 연구중이다.




그리고 지불한 음식값은 단돈 16유로...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식당이다.
혹시라도 이 길을 지나실 일 있으신 분들은 이 정겨운 식당에 꼭 들러보세요!




밥을 먹고 나서야 우리가 오전에 그토록 힘든 이유를 알았다.
빈속에 그 무리를 했으니 몸이 성할리 만무하다.
여유있게 한시간 반동안 점심을 마친 후 우리 부부는 아침보다 컨디션이 오히려 더 좋아졌으며 발걸음은 날아갈 듯 하다.
목적지 toul까지 18km 시간이 두시경이라 간당간당하다.
여섯시 전에 도착해야 관광정보센터에 방문해서 호텔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암튼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출발.




가방을 고를때 가장 고려한 사항이 바퀴이다.
그 덕에 보통 가방은 열개쯤 부서졌을 이 돌길을 기특하게도 잘 버텨주고 있다.
물론 포장도로에서 끄는 것보다 두배쯤 힘이 드는 것은 당연.




pagny sur meuse가 보인다.
점심을 먹고 나니 거의날듯이 걷는다.
아내는 그제서야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경치를 볼 줄 알았으면 진작에 도보여행을 할 걸... 하고 미안한 기색을 비춘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네..^^




하늘도 좋고 바람도 좋다.
길에서 발을 딛고 만나는 것들이 모두가 감사할 것들 뿐이다. 




다정한 척 설정샷.




드디어 애초 점심을 먹기로 계획했던 pagny sur meuse에 도착이다.
제이선을 만날 수 있을까?




조용한 시골마을 pagny sur meuse.
제이선의 할머니가 사시는 마을이라 더 정겨운 곳.




예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곳. 프랑스




어! 제이선이다..

너무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외쳤다.
"제이선!!!!"

제이선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엄마가 기다리셔서 네시까지 가야해요"
하지만 우리는 음료수라도 한개 사서 들려보내지 않고는 보낼 수 없었다.
타박으로 끌고 가 음료수를 먹자고 했더니 가장 싼 1.2유로짜리 환타를 집어 드는 제이선... 
그리고는 음료수를 들고 또 눈인사를 한번 하더니 활짝 웃어주며 바람처럼 달려간다.
저 속깊고 이쁜 녀석을 낭시에 있는 아빠는 얼마나 보고 싶어 할까...
제이선...
프랑스에 와서 처음으로 우리에게 배려를 알게 해 준 이름을 아는 첫 친구...
아마 우리 부부는 널 평생 기억할거야...




pagny sur meuse를 벗어나 이제는 pagny sur meuse과 최종 목적지인 poul의 중간 마을인 foug까지 이동한다.
플랑스 국도들이 대부분 노견이 없다.
때문에 자주는 아니지만 차들이 오면 이렇게 길 한켠으로 비켜주어야 한다.
도보여행의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기찻길도 지나고...




네시가 넘어가니 발바닥에서 불이난다.
무게획한 도보여행의 선물이다.
경계석에 발바닥 마사지중.




죽음의 오르막길.
20kg 가까운 가방을 끌고 헉헉대며 올라간다.
오르막길을 만나면 죽을 맛이지만 정말 신기한 건 힘들 때 "오르막길 내리막길-이수근이 부른 투로 불러야 함-"을 한 번 최대한 바보처럼 부르면 다시 힘이 보충되는 느낌이다.




내리막길은 신이 내린 축복.




중간에 작은 만난 작은 마을.




프랑스에 와서 가장 부러운 한가지는 아무리 작은 마을에 가도 항상 청년들과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




"어르신 이 길로 가면 foug 가는 길 맞지요?"
"그렇다네. 젊은(?)이. 아마 한시간 정도 걸릴거야. 요즘 젊은 사람들 답지않게 아내와 함께 도보 여행을 하고 있구만...앞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겠어...."
할머니는 분명한 프랑스어로 위와 같이 말씀하셨....




오후 네시....
아내는 이제 걸을 힘이 없어 보인다.
물갈이 증세만 아니면 나보다 잘 걷는 아내인데.
"조금만 힘을 내서 foug까지만 가자. 어차피 poul에 여섯시까지 들어가는 것은 무리일 듯 하니 오늘은 foug에서 자고 내일 다시 이동하자"
마지막 힘을 내는 아내..


사실 내 맘도 짠하다.
그래도 난 무거운 짐가방까지 끌고 있지 않니....ㅜ,.ㅜ




foug에 도착해서야 그 곳이 산중간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것을 알았다.
결론은?
계속 오르막이라는 거...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저씨가 부럽다.
아내는 자전거를 못 탄다.
가르쳐 주다 실패했다;;;;;




조금만 더 힘을 냅시다!
대신 경치가 좋지 않소?




다섯 조금 못 미친 시간.
드디어 산정상 foug에 도착!
"이봐! 드디어 foug야!"
"더군다나 우리 둘 무게를 합쳐도 3.5톤에 못 미치니 분명 대단히 환영받을 거라구...."
아내는 자신에게 남아 있는 0.1그람의 미소를 억지로 짜냈다. 흐르는 콧물을 주체 못해 양쪽 코에 아예 휴지를 박아 놓은 채.
피식!




정상에서 바라 본 foug.
음 생각보다 큰 마을인데...
이제 관광정보센터만 찾아 가서 최고의 호텔을 안내 받은 뒤 뜨거운 샤워를 하면 모든 일은 해결될 터였.........




익숙하게 약국으로 들어가 관광정보센터 위치를 물었으나 약사 왈.
"젊은(?)이. 우리 마을엔 관광정보센터가 없다네. 더불어 호텔도 없지. 몇가지 정보를 더 말해주자면 버스는 하루에 두대가 다니는데 마지막 버스가 네시에 떠나버렸고 가장 가까운 관광정보센타는 toul가야 만날 수 있다네"
"택시를 타는 방법이 있는데 택시비는 매우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다네. 택시를 불러줄까?"

나는 조용히 그리고 최대한 냉철하게 대답했다.



"닥치세요!"



이미 시간은 다섯시 반에 가가와 지고 있었고 썸머타임도 끝나 해가 일찍 지는 이 우라질 산골마을 foug의 오래된 마지막 햇살을 아껴 받고 있었다.




처음 마을에 왔을 때 예뻐 보였던 이 망할놈의 허수아비 인형들조차 흉물스럽기 그지없다.
아내는 안구의 콘트롤을 포기했고 난 마지막 안구회피 작전으로 배수진을 펼쳤으나 허리까지 차오른 강물은 차갑기 서울역앞에 그지없다.

"사령관님! 투항하고 택시를 타시죠!"
이성을 담당하는 좌뇌가 부르짖었다.
"안됩니다. 기껏 택시나 타려고 이 곳까지 죽을 힘을 내서 온게 아니잖습니까. 제이선과 "멋지다 4인방"아저씨를 생각하세요!!"
우뇌의 간청이었다.




난 히치하이크를 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쪽지에 toul이라고 적은 뒤 지나는 차들이 지날 때마다 미친 듯 손을 흔들었다.
열대가 지나도록 서는 차는 없었고 열한대쯤 한대가 선다.
쪽지를 들이미니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이 곳은 동네 안이라 toul에 가는 차를 잡기 힘들거예요. 마을 밖까지 나가서 차를 잡아보세요."
가로 말씀하시곤 미안한 표정으로 돌아가신다.

나는 마지막 힘을 아내에게 요청했다.
"마을밖까지 이동하면서 계속 차를 잡아보자. 차만 잡으면 여섯시 전에 toul 관광정보센터에 갈 수 있을거야" 
아내는 대답할 기력도 없는지 말없이 날 따라온다.
그리고 그 후 대략 열대쯤 더 차를 지나 보낸 후 만난 오늘의 구세주 시리즈 완결편!
서른 다섯 애아버지 "세비스티앙"




그의 차를 얻어타고 우리는 오래된 성곽으로 둘러 싸인 도시 toul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고 친절한 세바스티앙은 일부러 관광정보센터 앞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고 홀연히 사라졌다.
선물을 사오지 않았음을 머리 쥐어 뜯으며 후회한 두번째 순간이다.




멋지다! 세바스티앙!




모든 여행객의 구세주 잊지 마세요 "관광정보센터"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이 날의 고행이 이 쯤에서 끝났으면 좋겠다.
관광정보센터에서 세 곳의 호텔을 추천받은 뒤 우리는 두말할 것도 없이 가장 가까운 마을 중심 호텔로 이동했는데...
만실이었다.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다 왔다고 생각되는 순간 사람은 모든 힘을 놓는다는 것을....
정말 죽을 힘으로 다음 호텔로 20분간 짐을 끌고 이동하는데 우리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정신력 12%정도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날은 지고 기어서 도착한 두번째 호텔...


"만실입니다."


"대신 확실히 방이 있는 호텔이 있는데 마을 중심 분수대에 위치한 호텔이죠."

거긴 아까 우리가 왔던 장소거든요...
"명함하고 당신 이름을 알려주세요"




이를 박박 갈면서 우리는 다시 마을 중심 분수대로 돌아왔고 시체처럼 잠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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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6 - chalons en champagne! 아름다운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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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니를 떠나는 날 아침..
항상 유쾌하신 숙소 아주머니와 작별인사를 하고 chalons en champagne로 향하기로..




이파니에 머무르던 동안 단골이 되었던 타박에 마지막으로 가 보았다.
주인 아주머니 두 분이 엄청 반갑게 맞아주신다.

이 곳에서 관광정보센터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까지도 프랑스 도시에 도착할 때마다 호텔찾아 삼만리를 했을 것이다.
정말 프랑스 어느 도시에 가더라도 관광정보센타 (오피스 드 튜리즈마)만 알 수 있다면 아무 걱정 할 필요가 없다.

그 도시의 관광정보는 물론 그 도시에서 가장 저렴한 숙소 정보와 숙소 인터넷 사용여부등 모든 정보를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물론 대부분의 도시에 오후 여섯시 이전에 도착해야 퇴근전 그들을 만나 볼 수 있음.




버스 시간이 약간 남아 여행기 정리하는 중.
숙소에 인터넷이 되지 않아 여행기가 며칠 밀려 짬을 내어 작성중이다.




벽을 보니 중국 위안화가 달려 있기에 거금 천원을 타박에 기부했다.
나중에 이 곳을 방문하실 한국분들을 위해....
친절하신 주인 아주머니들이 벽에 천원짜리를 달아 놓는 것을 확인하고 버스터미널로 이동.




이파니에서 chalons en champagne까지는 매우 가까운 거리이며 동네마다 다 들르는 시내버스 같은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이렇게 자꾸 교통편을 이용해 조금씩 도시간 이동을 하는 이유는 새로운 도시를 경험해 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도보여행을 시작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 버리는 날수만큼 조금씩 스트라스부르에 가깝게 이동을 하기 위함이다.

알록달록 예쁜 시골버스와 목도리를 멋지게 두르신 기사아저씨.




동네란 동네는 다 들어갔다 나오느라 가까운 거리를 50분이나 타고 달리다.

산이 없어 온통 벌판인 프랑스 서부지역.




이렇게 해서 도착한 chalons en champagne에서 우리를 가장 먼저 반겨준 노틀담성.
파리의 그것과 견주어 손색이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성당.




이제는 모든 것이 척척.
관광정보센타로 고고...
파리의 도시들은 우선 시청만 찾으면 그 곳에 관광정보센타가 붙어 있거나 거의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찾기가 아주 쉽다.

음.. 왠지 chalons en champagne도 매우 예쁜 도시일 것 같은 느낌.




chalons en champagne는 이파니보다 한결 큰 도시로 이파니의 아기자기함은 없지만 매우 균형있게 조성된 도시이다.
큰 쇼핑센터와 공원, 그리고 물길이 마을 곳곳을 가로지르며 나 있어 운치있는 도시이다.




관광정보센터에서 추천한 호텔은 매우 만족이었다.
특히 호텔에 살고 있는 세마리 고양이 때문에 고양이라면 환장하는 난 거의 천국을 만난 느낌.
그 덕에 chalons en champagne에서 이틀 일정을 사흘로 늘렸다는...

요놈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우리 방에 찾아와 방문 열어 달라고 야옹대던 가가멜군.
고양이를 별로 내키지 않아 했던 아내에게 고양이의 훌륭함을 몸소 가르쳐 준 녀석.




음.....
이 분(?)은 호텔의 왕이모님으로서 이름은 '미스뚜'.
거의 하루에 20시간을 잠으로 보내시는 분인데 정말 의젓하고 듬직한 고양이님.
우리 뿐만 아니라 호텔 모든 손님들의 사랑을 독차지 한 고양이님...
아.. 다시 뵙고 싶군요 ㅠ,.ㅠ




요 턱시도 입은 녀석은 막내 고양이로 카리즈만 있는 외모와는 달리 애교가 철철 넘치는 녀석.
특히 꼬리가 최고로 매력적인 녀석.




첫 날 대형슈퍼에서 쇼핑한 우리의 식량들.
총 16유료어치인데 이 정도면 하루세끼 식사 분량이 된다.
밖에서 먹으면 변변치도 않은데 한끼에 20유로 금방 날라간다.
거기에 맥주 큰걸로 두병까지..
한국에서 귀한 녀석들로 대접받는 하이네켄과 호가든.
각각 1.2유로밖에 하지 않는다.
나는 신나고 아내는 마뜩찮다...^^




호텔 전망도 수준급이구나...
비가 간간히 내리는 호텔 뒷마당.
요새 날씨가 하루비, 하루 맑음의 연속이다.




전날 산 식량으로 아침 든든히 해 먹고...
오늘 메뉴는 찐감자와 과일야채 샐러드, 거기에 크림스프와 홍어냄새 조금 나는 치즈.




아침 먹고 일찍 동네 탐방에 나선다.
아...
주말이라 직거래 매장이 문을 연 듯.
요건 프랑스 어느 도시에나 있는 농촌 직거래매장(으로 추측하고 있음)으로 주말(요것도 추측, 아시는 분은 답변 달아주시면 감사^^)에 문을 여는 시장이다.
가격이 슈퍼보다 조금 더 싸고 물건들이 싱싱하다. 




물론 먹거리도 빼 놓을 수 없다.




와....
전기구이 통닭 한 마리가 6유로....
요런건 절대 놓칠 수 없다.




선하고 넉넉하게 생기신 아저씨의 와인가게.
여기서 무려 20유로짜리 와인을 사게 되는데...
내가 와인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스 와인이 귀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보통 와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그래서 매우 가는 병에 담겨 있다.)으로 잔에 따라봐야 두잔 나오면 잘 나오는 양에 한국에서 구입하려면 적어도 십만원 밑으로는 구해볼 엄두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던 터에 아저씨가 직접 생산한 고품질 아이스 와인이 20유로라면 절대 비싼 값이 아니라는 판단.

정말 아이스 와인 맛은 대박, 왕대박이었다.
아내는 감동의 눈물을 5리터정도 쏟아 내고 나서야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와인을 가방에 넣고 호텔 지배인이 추천한 공원으로 아침산책.




한국에서 못 본 단풍을 여기서 실컷 보겠네.




강을 끼고 있는 아주 넓은 정원이다.
뒤로 보이는 것은 도시의 또 다른 성당.




음.. 백조의 호수인가?
밥얻어 먹으러 달려가는 녀석들.




아름다운 공원과 아름다운 노부부의 뒷모습.




우리 부부는 둘다 기본적으로 불교신자지만 종교에 대한 배타심이나 차별은 없다.
기본적으로 모든 종교인을 존경하며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용기를 존중한다.

해서 마침 일요일을 맞아 열한시에 열리는 성당 미사에 참석해 보기로 결정.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성당에서 보는 미사는 뭔가 특별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들어간 실내는 너무 추웠다.
다시 돌아나갈까 망설이던 순간 성당전체에 울려퍼지는 파이프오르간 소리에 나도모르게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 장엄하고 맑고 성스러운 소리...
성당 전체가 악기가 되어 울려퍼지는 하늘을 향한 연주...

이런 곳에 가면 기본적으로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미사 시작전 몰래 한컷만 촬영.

이 날 우리 두 부부는 단 한마디도 알아 들을 수 없고, 더군다나 카톨릭 신자도 아니기에 뭘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남들 일어설때 함께 일어서고 기도할 때 함께 기도만 했을 뿐인데 가슴속으로 한 없는 평화와 축복을 느낄 수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로 은은하게 들어오던 빛,
파이프오르간소리.
그리고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웠던 신부님의 미소.

아내는 무슨 기도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난 빨리 도보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헌금은 각각 1유로씩.
요것도 눈치를 살피니 다들 1유로정도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한 것^^.




미사 마치고 사온 통닭과 기가 막히게 맛나는 아이스 와인으로 점심을.
아이스 와인은 정말 딱 두잔밖에 나오지 않았다 ㅜ,.ㅜ




chalons en champagne의 시청과 시청앞 도로.
시청이 마징가 Z에 나올법한 괴수로봇처럼 생겼다.




과거가 그대로 남아 있는 도시 chalons en champagne.




역시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릴 반겨주었던 프랑스의 또 다른 도시 chalons en champagne.




우리는 이 도시에서 나흘간이나 머무르며 충분히 휴식했으며 아내는 아직도 물갈이를 하느라 몸을 벅벅 긁어대고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지만 서서히 도보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틀 뒤 이젠 얼마 남지않은 데니스의 전시회 기간과 이미 스트라스부르에 너무 가까이 와 버려 더이상 미루면 안 될 도보여행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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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5 - 아름답다. Epern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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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Epernay로!

이미 지친 몸과 마음으로 파리를 떠나 Epernay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두시경으로 파리에서 기차로 한시간 거리의 마을이다.

생각보다 더 작은 느낌의 마을이다.

비도 제법 많이 내린다.
문제 없다. 나는 비를 매우 좋아한다.




새로운 도시에 대한 기대와 살금살금 그 곳을 알아가는 재미는 여행의 큰 즐거움중의 하나이다.
더구나 어떠한 정보도 예비지식도 없이 우연히 도착한 이국의 어느 마을 기차역에 서서 느끼는 작은 흥분은 커다란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비가 내리는 이 도시의 첫 인상은 무척이나 청결하고 상큼하게 느껴졌고 역앞에서 담배 한대를 채 피우기도 전에 이 마을은 멋진 마을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해 주었다.




우리는 이제 값싸면서도 멋진 숙소만 구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였다.
값싸고 멋진 숙소 말이다.

그로부터 대략 한시간쯤을 무겁고 불편한 가방과 내리는 비를 추적추적 맞으며 마을을 탐방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발견한 호텔 두 군데의 요금이 대략 100유로..
낭패였다.




우리의 금전 계획은 하루 100유로 이내였고 50에서 60유로 정도의 숙소를 구해야만 식사와 기타 교통비등이 해결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여행이 금전적으로 무리가 오기 시작할 시점이었다.




결국 한시간만에 호텔찾기를 포기한 채 역앞으로 돌아와 지친 심신으로 타박(담배, 복권, 가벼운 음료를 파는 프랑스식 선술집)에 들어와 하릴 없이 앉아 있자니 다소 신세가 처량하다.
맥주 한잔과 카페오레 한잔 시켜 놓고 타박 여주인에게 하소연을 해 보지만 시골인 이 곳에서 영어가 통할리 절대 없고....




그 후 며칠 이곳 타박을 방문했는데 알면서도 영어를 하지 않는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주인아주머니가 쪽지에 불어로 무언가를 써 주면서 그 곳에 가보라 하는데 난 그 곳이 아마도 어느 호텔일거라 상상하며 반쯤 포기 상태로 그 곳으로 이동하자니 으리으리한 건물이
나를 반긴다.
달리 할 말이 없다.

난 싼 숙소를 원한다고!




끝내 손짓 발짓 다 해가며....




그냥 포기하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 서는데...

오오오.....
그 곳은 여행자들의 천국, 영원한 구세주인 그 마을의 관광정보센터였던 거다.

간만에 들어보는 영어였다.

물론 영어가 그리 유창하지도 않은 나는 다짜고짜 다음과 같은 매우 간단한 질문을 했다.

난 한국에서 온 매우 불쌍한 돈없는 여행자인데 비도 오고 팔던 땅콩은 아직 개시도 못했답니다.
심지어 아내는 변두리 선술집에 잡혀 있고 한시간내로 돌아가지 않으면 가까운 달팽이잡이 어선에 팔려갈 지도 모르지요..흑흑
부디 이 동네에서 가장 싸고 좋은, 게다가 이 곳에서 가장 가까운 숙소로, 주인이 매우 아름다운 미혼인 처자가 운영하는 숙소를 추천해 주세요!!!!!




그녀는 천사였다. 무려 1박에 40유로짜리 숙소를 소개해 주었으며 이 동네가 샴페인으로 유명한 동네로서 최근 3년간 한국인을 본 게 니들이 처음이다 라는 축복과도 같은 소중한 정보를
제공해 준 것이다.

그로부터 이박삼일간 사흘간 이 작고 아름다운 마을에 머무르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되는데 정말이지 아내와 내 입에서 동시에 나온 말은

파리보다 '백사십만배는 좋다' 였다.




아름답다. Epernay!

밤새 내린 비가 개이면서 너무너무 화창한 Epernay의 아침이 밝았다.




샴페인으로 유명한 마을 Epernay

그럼에도 우린 아직 몰랐다. 가로세로 5Km 내외의 이 작은 마을이 얼마나 아름다운 마을이었는지를.




배고픈 들개 두마리가 된 우리는 아침밥을 먹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동네를 돌아보며 느낀건데 이 마을은 아마도 주변 작은 마을들을 아우르는 중심지로서 상점과 은행, 커다란 성당, 기차역 및 기타 관공서등이 모여 있는 마을로 경운기를 몰고 오신 김회장님이나 일용엄니는 볼 수 없었지만 읍내가 분명했다. 음!




특히 500m 내외의 중심가에 정말 이렇게 이쁠수도 있을까 싶을 정도의 상점들과 식당들이 밀집해 있었는데 그것만 구경해도 한나절이 모자랄 정도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Epernay는 강을 중심으로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구분되어 있었고 언급한 윗마을은 예쁘고 세련된 상점들로 이루어진 마을이고 아랫마을은 다소 오래된 마을이지만 나름 정감있는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마을이다.




사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너무 아름다운 마을.




오랜된 건물들을 예쁘게 단장했 놓았다.




마을 중심 광장




역 앞 성당.




강에서 안개가 올라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윗마을과 아랫마을은 육교로 연결되어 있는 단 하나의 길이 있다.

육교 위에서 바라본 특이한 풍경.
이 때만 해도 저 언덕이 뭔지, 아마도 포도밭일까 하는 추측을 할 뿐 우리는 아랫마을을 설렁설렁 돌아다니며 콧바람을 쐬고 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아랫마을과 윗마을로 나뉜다.




예쁜 강을 지나 아랫마을 풍경




돌아오는 길에 우리에게 이미 단골이 되어버린 타박에서 카페한잔.

참고로 이 곳 카페오레가격은 1.3유로.
파리에서 먹던 가격과 비교된다!
여행 오면 신나게 수염이나 길러보자 했는데 제법 자랐군요.




오전 마을 둘러보기를 마치고 슈퍼에서 점심거리를 사들고 숙소로...
참고로 커피포트 하나면 거의 모든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다.
장기 여행자들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필수품이라 할 수 있겠다.
대표 요리 기능을 나열해 보자면 기본적으로 차 끓여 마시기를 비롯해서 감자, 고구마 삶기, 계란 익히기, 스프 끓이기, 3분요리 데워먹기, 파스타 끓여 먹기등 창의력만 있다면 만능
요리기구인 것이다.
거기에 작은 칼 하나와 스픈, 포크 정도면 비싼 유럽 물가에서 견뎌낼 수 있다.




점심을 해결하고 잠시 쉬다가 동네 마실을 다시 나왔는데 오전에 보았던 언덕이 문득 생각난다.




한번 가 볼까?
가까울거 같지 않던데??




쉬엄쉬엄 가보자!

역시 가까운 거리는 아니다.
가서 보니 역시 포도밭이 맞다.
샴페인이 유명한 고장이라더니 포도밭 규모도 엄청나구나...




헉헉거리며 정상까지 오르다.
저 끝이 정상이다..헉헉헉




아!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표현해 내지 못하는 한심한 실력을 자책해 본다....




아래에서 보았던 작은 집의 정체도 밝혀진다.
반갑게 인사하는 멋진 청년에게 사진 한장 찍어도 되냐고 하니 고맙다고 한다.
고맙긴.. 오히려 내가 더 고맙지...
메르ㅎ씨~~




정상에 오르니 마을의 모든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람도 산들 불고 사진으로 이 아름다운 풍경을 담지 못해 아쉬울 따름.

유럽에 온 뒤 처음으로 풍만하게 가슴과 영혼이 뽀송뽀송 살찌는 느낌이다. 좋고도 좋다.




왠지 고흐의 그림에서 본 듯한 풍경??^^
제목은 '언덕 넘어 마을 잔치집 다녀오는 여인'
부제 :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이렇게 또 이국에서의 하루가 아스라히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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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4 - 파리, 그리고 파리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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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프랑스의 chalons en champagne라는 도시에 와 있습니다.

중간에 사흘간 머물렀던 정말로 정말로 아름다운 작은 도시 Epernay의 숙소에서는 안타깝지만 인터넷이 되지 않아 여행기가 며칠 밀렸습니다.

참고로 chalons en champagne라는 도시도 역시 무척 매력적인 도시군요..

오늘은 이 곳 chalons en champagne에 가을비가 많이 내리는군요.
하루 편히 쉬는 맘으로 밀린 여행기 올리겠습니다.









아내는 여전히 몸이 나아지지 않았다.


원래 건강한 체질이었는데 아마도 물갈이와 나름 예민한 성격에 잠자리까지 바뀌니 적응이 쉽지 않은 때문이 듯.

파리에 있는 닷새동안 콧물은 쉴새 없이 흘러내렸고 덕분에 코와 입주위가 빨갛게 부르터 실로 흉한 몰골이 되어 있었다.

닷새동안 한 것이라고는 주변 산책하기, 숙소와 가까이에 있는 퐁피두 다녀오기(여긴 거의 매일 산책을 나갔다. 내가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시 숙소에서 아주 가까운 시청과 노틀담성당. 거기에 예의상 꼭 가줘야 할 에펠탑과 오르세 미술관을 다녀온 것이 전부였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런 형태의 여행을 더 선호하는 것이 사실인데 문제는 아내의 상태였다.

아픈 와중이었으나 파리는 여전히 아름다왔고 흐르는 콧물 때문에 온전한 정신으로 파리를 즐기지 못하는 아내는 내내 서운함과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 나름대로 파리의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퐁피두센터 (저 아저씨는 아직도 이 곳에서 같은 내용으로 공연하고 있군요)




내가 사랑하는 퐁피두센터




10월.

어쩌면 아픈 아내덕에 오히려 청량하면서 차가운 파리의 가을을 우리 두 부부는 마음껏 여유있게 즐기고 있었다.




수준 높은 거리공연을 찾아 다니며 즐겼고…




햇살이 아름다운 날이면 시청에 가서 지나는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한가로이 낮잠을 즐기는 진돗……

응?? 진돗개님이 파리까진 어인일로??

내 판단으론 진도개 맞는거 같은… 아니면 말구요^^




오래 된 골목길에서 길을 잃어도





강쪽으로만 나가면 어김없이 세느강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여름과는 천지차이인 파리의 아름다운 가을.




길을 걷는 자에게만 운좋게 주어지는 거리 전시회는 모두 공짜!




하지만 결국 닷새째 되는 날 저녁 나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 닷새동안 나는 밤마다 숙소 젊은 친구들과 맥주를 마셔댔고 아내 역시 몸이 좋지 않았지만 처음 도미토리 숙소에 와본 터라 술자리에 끼는 것을 즐겼다. 물론 아내는 맥주를 마실 수 없었다.
결국 내 몸상태도 망가지기 시작했고 결국엔 나조차 몸살약을 먹어야 할 상황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세월이 흐른 것은 고려치 않고 예의 젊은날의 여행방식을 고집한 데 있었다.

사실 도미토리의 침대는 꺼질대로 꺼져서 형편없었을 뿐만 아니라 한명만 코를 골아도 밤새 잠을 설쳐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사실을 젊었을때 여행할 땐 왜 몰랐을까?




태양열 가로등



결정적으로 결국 우리방엔 매일같이 심하게 코를 고는 친구가 한명 있었다.
미혼인 그는 37세로 두달간 휴가를 얻어 유럽여행을 온 멋진 친구였는데 술도 잘 마시고 나와 말도 잘통하는데다 예의도 몹시 바른 친구였다..코를 고는 것을 빼면!
그 친구는 영국에서 지갑을 털렸으며 나와 함께 보낸지 이틀째 되는날 루브르 박물관에서 휴대폰을 분실하여 "불행을 몰고 다니는 청년(?)"으로 불리는 친구였는데 결국 마지각 날까지 불행한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으니 사연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숙소에 머무른지 사흘짼가 되는날 새로운 여자분이 한분 오셨는데 성격도 밝고 예의도 바른 아가씨여서 둘이 함께 파리관광을 나서게 되었다..
이런 일은 도미토리에서는 매우 흔한 일이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친분을 유지하며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어쨌든 저녁때 평소처럼 아내와 나만 숙소에서 빈둥거리고 있는데 둘은 평소보다 한두시간 일찍 귀가를 하였다.
이유인 즉 함께 나간 아가씨가 샹제리제 햄버거집에서 가방을 통째로 분실했다는 거였다.
가방엔 꽤 많은 유로화와 카드, 여권, 휴대폰, 카메라등 그녀의 모든 귀중품이 들어 있었다.

아가씨는 매우 당황한 상태였고 그 예의바른 청년은 자신의 불행이 아가씨에게 옮아 갔다며 불필요한 자학을 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들은 둘다 귀국을 각각 하루와 이틀 남겨놓은 상태였다
아가씨는 말그대로 빈털터리가 되었고 우리부부와 그 불행한 청년 셋이서 십시일반하여 약간의 여비를 마련해 주었다.




오랜 감기에 얼굴이 팅팅 붓고 노래진 아내



어쨌든 그 모든 일들과 아내와 나의 몸상태, 그리고 아무래도 파리에 계속 있다간 이도저도 안될 것 같은 마음에 우리는 결국 일단 파리를 벗어나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막상 파리를 벗어나 가장 가까운 도시로 이동하여 다음 여행의 방향을 새로이 잡아보기로 결정하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나역시 심하지는 않지만 매일 조금씩 무리를 한 덕에 전에 심하게 다쳤던 오른쪽 허리에서 발끝까지가 거의 무너져 내리는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어느새 아내와 나는 지도를 펼쳤고 스트라스부르로 향하는 방향에서 파리에서 가장 가까운 Epernay라는 작은 도시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기차로는 대략 한시간 가량 거리였다.





이미 우리의 도보 여행의 방향은 데니스의 전시회 소식을 접한 순간부터 약간씩 어긋나기 시작했으나 그러한 모든 돌발상황들은 그때그때 유연하게 대처해 나기기로 하고 결국 우리는 퐁피두센타 가방가게에서 바퀴가 달린 저렴한 가방을 하나 구입 해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을 만든 뒤 다음날 아침 파리 동역에서 Epernay행 기차에 미련 없이 올라탔다.





Epernay가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파리보다는 조용한 도시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서 말이다.

그 곳에서 아마도 그간의 시행 착오를 거울삼아 새로운 여행을 다시 시작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무리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아직 우리의 여행은 애초의 계획대로라면 5개월하고도 24일이나 남아 있으니 말이다.





가자. Epernay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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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3- 파리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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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온지 이틀째가 밝았다.
아내의 상태는 더 악화된 듯 한 느낌이다.
상태를 보아하니 이제 감기 막바지를 겪는 느낌으로 아마도 오늘 이틀 정도 숙소에서 더 쉬면 회복될 수 있을 듯 하다.





처음 경험하는 장시간 시차에 적응하는 단계일 것이다.
숙소에서 내 침낭을 가지고 누에고치 놀이를 하고 있다.




애초에 유럽여행을 일정에 넣을 것을 망설인 이유는 아직 유럽을 와 보지 못한 아내를 위한 배려와 데니스와 플로랑스 부부를 만나기 위함이 크게 작용했으나 총 여행경비가 거의 애초 계획한 경비의 두 배에 이르게 되는 유럽의 살인적 물가와 여행하기에 썩 좋지만은 아닌 요즘의 기후가 기인한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아내는 여전히 감기 몸살에서 해방되지 못했고 오늘도 역시 숙소에 머무르기로 결정하고 나니 애초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애초의 계획은 파리에서 3박 4일정도 머무르며 여유 있게 관광지 몇 곳을 둘러보고 체력을 재충천한 뒤 마지막 날 아침 스트라스부르를 향해 출발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여행이 시작되니 예상치 않은 문제들이 몇 건 발생하게 되는데...

그 첫 번째는 우리의 배낭에 있었다.




우리의 목표는 하루에 대략 20~25km 정도의 이동이었으니 만약 이 일정을 배낭을 메고 소화해 내려면 우리의 어깨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 판단된 것이다.

결국 우리 부부는 튼튼한 끌차(아줌마들이 마트갈때 끌고 가시는..)를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아마도 튼튼한 끌차가 있다면 배낭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이 고달퍼서는 아니되지 않겠는가?




두번째 문제는 데니스의 전시회 관련 문제였다.
파리에 도착하자 마자 데니스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그 통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데니스 : @&#( (& *$*^*% 봉쥬르?

나 : Hi! Denys! This is YONG. your big brother! HAHA!

데니스 : Wow! big brother! how are you!!??

나 : I'm fine thank you. and you?

데니스 : Yes! I'm fine. fine.... Where are you. big brother?

나 : What time is it now?

데니스 : wh...?? Oh! It's 3:30.

나 :  really? I am a boy! Are you a student??

데니스 : What the.....

매우 어려운 문장들이므로 굳이 해석재 주자면  데니스가 11월 13일날 스트라스부르에서 전시회를 갖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데니스는 필름으로 작업하는 열정적인 사진작가이다.
그의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느낀 가슴의 울림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렇다면 최소 11월 12일까지 스트라스부르에 도착을 해야 한다는 이야긴데 아내가 아픈 관계로 회복시간까지 고려했을 때
파리의 일정을 2,3일 정도 늘려야 하고 데니스의 전시회 날짜를 고려해 보면 우리가 걸을 수 있는 기간은 대략 20일 안밖이  
된다는 결론이다.



여보슈! 그걸 지금 해석이라고……





얼추 부산에서 평양까지의 거리와 비슷한 거리를 20일에 걷는 것은 무리이다.
그것도 짐과 함께..

하지만 이런 것들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걷다가 못 미치면 차를 타면 된다.
일정이 벅차서 여행이 부담스러워진다면 여행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이런 생각은 아내나 나나 동일하다.
물론 부득이한 사정에 의한 변경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일 정도 늘려야 하고 데니스의 전시회 날짜를 고려해 보면 우리가 걸을 수 있는 기간은 대략 20일 안밖이  
된다는 결론이다.




꽃과 남자









준비









파리 도착 둘째 날.
그리하여 몸은 비록 아프지만 침대에만 있는 것 보다는 점심도 먹을 겸 한두시간 정도 동네에 마실 다녀오다.




눈맞춤




빛 – 오늘 가장 맘에 드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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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유라시아 여행기 001 - 인천에서 파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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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5일~ 2009년 10월 16일

아름다운 제주도에 사는 죄로 해외여행을 하려 하면 김포까지 비행기로 이동해야 한다.
출발 비행기가 아침 비행기일 경우엔 전날 저녁에 김포에 도착해서 인천 근처로 이동해 1박을 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희박한 경우지만 만약 제주에서 비행기가 결항될 경우 해외 여행을 포기해야 할 경우도 있다;;;

우리가 타야 될 타이항공은 15일 오전 10시 비행기.
계획은 파리까지 방콕 경유로 이동한 뒤, 유럽에서 3개월을 보내고 방콕으로 돌아와 인천행 티켓을 버리고 방콕에 머무르며 아시아 등지 여행을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직항을 포기하고 열시간이나 방콕 공항에서 대기해야 할 타이항공을 선택한 이유이다.




김포엔 친한 형이 마중을 나와 주었고 그 날 점심식사와 저녁 술한잔, 그리고 다음날 아침식사 및 형이 운영하는 홍대카페에서 취침까지 제공해 주었다.
물론 새벽에 일어나 인천까지 픽업 서비스와 금쪽같은 라면 스프 열두개가 제공되었다.




라면스프야말로 해외 여행시 한국의 맛이 죽도록 그리워 목숨이 위태로와질 지경까지 이르를 때 현지에서 면만 구입한 후, 푹 달여서 환자에게 먹이면 99% 이상은 새생명을 얻게 해 주는 명약중의 명약이다.




해외여행 에세이 하다 말고 갑자기 이상한 사진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그렇다!! 뭐가??




이렇게도 은혜가 깊은지라 형이 운영하는 카페를 잠시 홍보해 주기로....;; 음 음,, 왠지 염치가 없다…쿨럭


홍대 원더xx 카페입니다.(혹자는 원더우먼으로 오해하기도...)
맛나는 커피와 백권이 넘는 팝업북 및 만화책 다량 보유하고 있으니 많은 방문 바랍니다.



홍보 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는 떠나기 전의 공항"이라는 진리를 이미 터득하고 있는 우리 두 부부는 인천에서의 공항 놀이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드리는 전화에 둘 다 마음이 짠해와서 차마 희희낙락 공항 놀이를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인천에서 찍은 사진은 딸랑 비행기 사진 한 장.




하지만 방콕 경유시 체류시간이 열시간 가량 되니 그 곳에 도착해서 공항놀이를 즐기기로...
부모님도 기왕 떠난 우리의 여행이 더 즐겁길 원하실 거다.



한국에 있을때 내내 먹고 싶었던 태국면도 먹고 ...




어묵 비슷한 것도 먹고...




중국식 면도 먹고...




내가 하루 밥만 세끼는 못 먹어도 면만 세끼는 먹을 수 있는 면대장이다!
어쨋든 이 날 잠을 잘 수 없는 관계로 하루에 총 다섯끼를 먹었다.







즐겁게 공항 놀이를 즐겨 보……




려 했으나…

두달 후면 40인 몸땡이론 역시 역부족이다.
옛날 생각하다간 큰 코 다치리라는 생각은 공항놀이가 시작된 지 채 두시간도 되 지나지 않아 거의 쌍코피 터지기 일보 직전의 육체상태만 확인한 채 신속히 종료되었다.

그리고 뻗었다.




아직 시간이 한참 남아 한 사람도 없는 대기장에서 우린 대자로 누워버렸다.
그 놈의 시차를 이기지 못하고...

인천~방콕 여섯시간
방콕 대기 열시간
방콕~파리 열한시간

총 스물 일곱 시간의 비행 및 공항대기 끝에 드디어 파리에 도착하니 새벽(?) 일곱시.
거의 우리나라 초겨울 날씨에 입김이 휙휙 날린다.

가져간 걷옷을 모두 꺼내 입어도 쌀쌀하다.

출발할 때만 해도 반팔입고 출발했는데;;;

겨우겨우 지하철역에서 길에서 삼십시간 가까이 보낸 썩을 얼굴 증명사진 한 장 찍고 시내로 이동하니 아홉시도 채 안 된다.




예약해 놓은 민박집은 너무 이른 시간이라 들어갈 수도 없고 결국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2.8유로짜리 파리에서의 첫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사실 좀 더 멋지고 여유있게 마시고 싶었다.

2.8유로라면 거의 오천원에 육박하는 돈이란 말이다!!!!




그렇게 짠한 마음과 망가진 몸과 여태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이미 도망가 버린 우리의 체력을 수소문 하며 우리는…….







파리에 왔다.



그리고 결국 아내는 시차와 비행 피로와 차가운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너무나도 심각하게 숙소에서 앓아 누워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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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유라시아 여행 -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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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여름…

“좋아! 여행가자.”

어느 날 저녁 결심한 듯 아내가 내게 말했다.

시작이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나는 장기여행을 떠나려 계획하고 있었다.
현실이 고달프다거나 주변에 유쾌한 친구들이 없다거나 고향에 계신 부모형제가 애틋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아내는 종종 먼 곳을 바라보며 여전히 현실감 있는 남자와는 꽤나 관계가 먼, 게다가 어느새 중년이 되어 버린 나를 제법 현명한 눈으로 인내하고 있었고
끝내 나의 응석(?)을 받아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결론을 내린건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결국 장기여행에 동의했다.

[현실감 없는 남편 – 산토리니 2005]

 

사실 우리 부부의 계획은 “40전에 산에 들어가기”였으나 삶이 그리 만만할리가 없지 않느냐 말이다.

어느덧 서른 아홉이 되어버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 들어갈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우리 부부는, 어쩌면 이번 여행을 통해 앞으로의 삶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인내심 강한 아내 – 하이난 2006]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이 있겠지만 열몇차례의 짤막짤막한 배낭여행을 통해 얻은 ‘눈으로 본 풍경은 그 날 하루지만 가슴으로 느낀 여행은 평생
간다’ 라는 대전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우리 두 부부의 체력은 하루에 관광지를 서너군데 이상 찍을 수 있을 만큼, 로컬버스를 타고 하루를 꼬박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지 않으며, 잠시간 여행
아드레날린으로 버텨낼 수 있을 만큼 여행기간이 짧지도 않다.

해서 나온 결론은 설렁설렁 도보여행!

대략 초기 한달 정도의 여행 계획은 도보여행으로 결정되었다.

 

장기여행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한달이 될지 6개월이 될지 1년 이상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연로하신 장인장모님과 부모님이 눈에 밟혀서라도 그리 긴 시간이 되지는 않으리라는 예상 정도가 전부이다.
현재 대략의 계획이 6개월+a 정도이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이동 중 지나는 트럭을 잡아 타고 – 네팔 2005]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고 막상 장기여행을 떠나려 하니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기약 없는 여행에 대한 불확실함과 당신들 생각으론 대단히 무시무시한 역병으로 인식하고 계실 신종플루 포비아까지 겹쳐, 물가에 내 놓은 39살 먹은
아들과 36살 먹은 막내딸이 일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시는 부모님을 안심시켜 드리는 일이 그 첫 번째로……

여행 다녀오면 기필코 손자새끼 하나 안겨 드리겠다는 약속을 백이십만번쯤 드리고 나서야 어느 정도 수긍하시는 이미 연약한 노인이 되신 네 분을 짠하게
바라보며 “난 참 이기적인 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화롭고 작은 어촌마을 칼라모스에서 식량 구입 후 택시를 기다리는 중 – 그리스]

 

하지만 우리 부부는, 부모님보다, 혹은 신종플루보다 집에서 키우던 십수개의 화분들과 자동차, 그리고 오랜 시간 비워 놓아야 하는 집, 각종 공과금, 고지서
등이 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다.

그런데 이 문제는 결국, 집은 아내의 친한 후배가 살면서 관리해 주는 것으로, 차는 절친한 회사형님이 돌아올 때까지 잘 몰아주시는 걸로 대단한 경쟁율을
기록하며 해결이 되게 된다.

모두가 우리의 집과 차를 원하고 있었던 거다….??

[배란다에서 바라 본 금쪽같은 우리집 앞바다]

 

그 날 이후 신속하게 급조된 우리 부부의 장기 여행의 큰 틀은 다음과 같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약간의 유럽과 미국(확실치 않음), 아시아 등지로 이동하는 여행

1. 1차 여행지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로 결정한다. 
   이 곳에 방문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까지 대략 500km 정도의 거리를 걸어간다. 예상소요기간은 20~30일가량.

[스트라스부르에 살고 있는 너무나 아름답고 순수한 데니스, 플로랑스 커플 – 허접한 결혼사진 몇 장 찍어 주고 무제한 숙박권을 획득했다.]

무제한 숙박권 획득기 – 링크참조 http://www.slrclub.com/bbs/vx2.php?id=user_essay&no=20522

 

2. 런던에 시집가 살고 있는 대학 친구 방문. 
    공짜로 숙식이 해결되니 당연히 가야지!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멋진 아기 제임스 우주 앤드류와 나.  런던 – 친구가 올려 놓은 싸이용 사진이라 품질이 즈질이네요]

 

3. 런던에서 저가 항공권을 구해 뉴욕에 가기. 
    평생의 절친이 그 곳에 살고 있다.
    7년 전 마지막으로 보았으니 한번 만나볼 때가 되었다.
    오랜만에 대취해서 어깨동무하고 대학 때 함께 불렀던 ‘시월의 노래’를 다시 불러보겠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김희갑님이 주연한 영화 팔도강산이 갑자기 생각나네…^^

계획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근본은 무계획 여행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어느 한 가지라도 지켜야 할 강한 의무 따위는 없다.
가장 중요한 한가지는 내가 그렇게 계획적이거나 근면성실한 편은 아니라는 점이다.

[산토리니 뒷골목에서 팬티를 갓 면한 반바지를 걸친 채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이…]

 

몇년씩 홀로 배낭을 매고 세계를 여행하시는 분들도 많고, 자전거 하나에 의지해 거친 길거리 위에서 노숙에 가까운 캠핑을 하며 세계여행을
하는 분들도 부지기수이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우리 부부의 여행은 럭셔리 그 자체다.
까짓 길어야 1년도 못 넘길 여행에 대한 서두가 장황하고 어지럽다.

그깟 몇개월 동안 한강에 괴물이 떼로 나타나 대한민국이 난리가 난다거나 급속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가 열대지방으로 바뀌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두 부부에게는 이 여행이 커다란 모험이고 전환점이라는 점이다.

여행을 다녀와서 우리는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고 그 때 우리가 비축해 놓은 여행의 자양분이 우리의 선택을 현명한 선택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담 해안도로 2008 – 오른쪽 남자는 절대 납치범이 아님!]

 

D-day는 10월 15일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을 결정하는데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주성치님과 스폰지밥에게 깊은 감사와 사랑을 보낸다.

땡큐 주성치! – 아무리 천재라 해도 쿵후허슬과 장강 7호는 좀 심했지요??

땡큐 스폰지밥! – 패트릭은 아이스크림에 취해 눈까지 돌아갔다…

출발일은 10월 1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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